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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워야만 하는 내 안의 끓어오르는 용암, 냄비근성부업왕의 철학 2024. 12. 14. 08:21
냄비 근성
일전 포스팅에서 저는 냄비 근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제 안에는 끓어오르는 용암이 있습니다.
대체로 저는 이 용암을 봉인해 놓고 있지만,
때때로 이것이 흘러 넘치는 경우들이 있고, 이런 경우에는 항상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오늘은 좀처럼 다스려지지 않는 제 안의 조급함에 대해서 끄적여볼까 합니다.
저는 항상 여유와 천천히 가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고 추구하고 있지만,
많은 경우에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가만히 있으면 뭔가 계속 불안하고,
무엇인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강렬히 들기 때문입니다.
이건 일종의 안달, 복달 같은 것인데 정신 건강에 매우 해롭습니다.
그런데 성격이 성격인만큼 알면서도 늘 이를 어쩌지 못하는 것이 더 제 속을 피마르게 합니다.
요즘 저는 배달을 세 개 이상 하지 않거나,
밥을 돈주고 사먹거나,
글을 쓰지 않거나,
회사에 이유없이 교통비를 지불하고 출퇴근하거나
소설, 노래 등 창작이나 진전이 없거나
아이스크림 매매법으로 코인을 사모으지 못하면
하루를 제대로 살지 않은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이것은 제 스스로 만들어 놓은 프레임인데
이 안에 갇혀서 혼자 고통받는 꼴이 아주 우습지도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가 만들어 놓은 이런 의무적인 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제 안에 존재하는 제가 맞서 싸워야 할 악인 조급함이자 냄비근성 입니다.
잠시 물러서서 생각해보면 저는 이렇듯 조급함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대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조급함을 느낀다고 해서 제게 크게 득이될만한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조급함은 항상 일을 그르치고,
제게 실패를 안겨준 이력이 많지요.
저는 의도적으로 조급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멋진 일화이자 교훈을 담은 말이 있습니다.
미국 개척시대에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뭔가 급한 일이 있어 개척자와 인디언이 함께 말을 타고 먼 길을 달려가고 있는데,
도중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는지 인디언이 갑자기 멈춰섰다고 합니다.
개척자가 혼자 조금 더 달리다가 다시 황급히 돌아와서 대체 무슨 일이냐고 인디언에게 물었는데
인디언은 넓게 펼쳐진 평야에서 저물어가는 저녁 노을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너무 빨리 이동하니 영혼이 나를 따라오지 못하는 거 같아서, 내 영혼을 기다리는 중이다.”
참 멋진 말입니다. 저도 이들의 이런 정신을 배우고 싶습니다. 가끔 정신없이, 맹목적으로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다 보면 정작 제 자신이 어디있는지 모르겠는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이런 여유와 쉬어감을 배우거나 몸에 익히는 것이 참으로 힘이 듭니다.
계속 뭔가 저 혼자만 뒤쳐진 것 같고, 더 많은 것을 하루빨리 비축해 놓아야만
노후에 고생을 하지 않을 것 같은 강박에 시달립니다.
그래서 투자 손실을 하루 빨리 메우기 위해서
배달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일념하에 발이 아파도 미친듯이 돌아다니곤 합니다.
그러다 발이 악화돼서 며칠 또 제대로 걷기 힘든 지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 조급함과 강박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마치 안달과 조급증이라는 병을 안고 태어난 사람처럼 말이죠.
언젠가는 반드시 극복을 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현자들의 생각과 경험을 배우고
저 스스로를 챙겨가면서 하루를 보람차고 기분 좋게 보내기 위해서 오늘도 노력합니다.
안달한다고 바뀌는 건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좋은 습관을 만들고,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천천히 여유있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잘하고 싶다는, 그래서 남들보다 더 알차고 유익한 젊을 날을 보내고 노후에 편안하게 살고 싶다는 제 마음의 욕심을 저는 아직 극복하지 못한 듯 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 땅에서 나그네들입니다. 이 세상에서 잠시 살다가 떠나는 존재들입니다. 모두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이 세상에 왔다가 저세상으로 갑니다. 부자든 빈자든, 권력자든 시민이든, 어디서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든 나그네의 삶을 살아간다는 데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세속적인 목표들인 돈, 지위, 명성은 가득 차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상태에 이르게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가져도 부족한 것이 돈입니다. 권력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지면 가질수록 점점 더 커지는 것이 권력에 대한 욕구입니다. 돈에 대한 갈증, 권력에 대한 배고픔, 명성에 대한 목마름은 세상을 살면서 누구든 겪는 현상입니다. 그런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매우 드문 일입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들은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공병호, 탈무드에서 인생을 만나다>,
아무리 가져도 부족한 것이 돈과 권력이라면, 그리고 이런 것들은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욕심을 부리거나 추구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현 상황만을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자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배달 한건에 목을 메고, 작은 수입이나 절약에 안달이 나 있는 제 자신의 실체를 마주하면 참으로 당혹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앞으로 제가 지치지 않고 꾸준히 좋은 습관을 유지해서,
지치지 않고
배달도 하고, 절약도 하고, 슈퍼워크도 하고, 창작도 하고, 컨텐츠도 늘려나가고 할 수 있을까요?
목표는 10년동안 이렇게 좋은 습관을 유지한 채로 살아가는 것인데,
과연 저는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행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오늘도 힘을 내봅니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 행동, 습관들이
제 몸과 일상의 일부처럼 딱 달라붙어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해서 이행해 나갈 수 있기를 고대해 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오늘도 조급함을 버리자고 내심 다짐하고 또 다짐해 봅니다.
계속 노력해서 제 안의 용암을 잠재우고, 그때그때 화끈화끈 기분파적인 기질의 일희일비 냄비 근성을 좀 잔잔하고 차분한 호숫가의 물결처럼 변화시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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