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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11월 27일, 눈이 참 많이 내린 날. 눈을 맞으며 새벽 3시에 혼자 거리를 걷다.부업왕은 누구인가, 부업왕의 관하여 2024. 11. 29. 05:04
어제는 눈이 많이 내려서,
늦게까지 술을 마셨습니다.
택시는 안 잡히고, 동료는 술을 더 원하는 눈치여서,
새벽 2시 30분경까지 술을 마셨는데,
눈이 계속 내렸습니다.
그나마 술을 마신 곳이 집하고 가까운 곳이어서,
걸어서 한시간은 걸리는 거리였지만,
택시가 끝내 잡히지 않으면 그냥 걸어가야겠다 마음을 먹고,
담배를 피우면서, 집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계속 택시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택시가 잡혔습니다.
그야말로 구세주가 등장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비록 택시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지만,
눈이 많이 오고, 거리가 완전 눈으로 뒤덥히고,
바람도 꽤나 매서워서 택시가 아니었다면 가는 길에 상당히 애를 먹었을 것 같습니다.
술을 2시 반까지 마시니,
숙취도 숙취지만,
생체 바이오리듬이 완전히 다 깨져버렸습니다.
우선은 술이 중간에 깨어버려서인지,
술의 덧들림 현상을 겪어서 새벽 5시 30분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출근을 해야하니 약 1시간 30분 정도 눈을 부치고,
출근을 했습니다.
점심 시간에도 밥을 스킵하고,
1시간 정도 자리에서 눈을 부쳤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그렇게 잘 자는 편은 아닙니다.
제 동료들도 그렇고,
간혹 보면 자리에서 코를 골면서 깊은 잠에 빠지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의자에 앉아서 눈을 감으면
잠같지 않은 잠을 자기 때문입니다.
정신은 깨어 있고, 눈만 감겨 있는 그런 묘한 상태라고 할까요?
한번도 제대로 깊은 잠에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잠을 취해도, 더 피곤할 뿐 별로 개운해지지가 않습니다.
—
여하간 저는 꾸역꾸역 눈을 부쳐보려고 애를 썼고,
1시간 정도 설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피곤해서,
일찍 퇴근하자마자 집에 와서
아내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을 잤습니다.
제가 잠이든건 약 6시 경입니다.
8시까지 한 두 시간 방문을 닫고 깊은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밤 11시 22분입니다.
정신이 너무 말짱합니다.
낮과 밤이 바뀌어버리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식사시간도 바뀌게 되었고,
오늘은 몇시에 다시 잠이 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건강이나, 일상생활에 좋은 영향을 미칠리가 없습니다.
—
사실 이런 이야기를 왜 기록하려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먼 훗날 저 스스로나,
제 자손들이 이 글을 읽거나 하는 순간이 올까요?
그냥 이즈음 제가 어떤 무리한 일상을 살았는지 기록해놓고 싶은 심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새벽에 눈을 맞으며,
나무에 수북히 쌓인 눈을 보며,
아무도 없는 거리와 눈덮힌 길을 만끽하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거 같습니다.
앞선 글에 이제 어른이 된 저는 눈이 싫다고 했었는데,
그래도 제 안에 작은 동심이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
어제는 눈, 술, 그리고 망가져버린 바이오리듬을 기록하고 싶은 하루였습니다.
별로 쓸 거리가 생각나지 않는거 보니,
그것 말고는 특별한 감흥이 없는 하루였던 모양입니다.
아 그리고, 어제 술과 눈 때문에
오블완 챌린지의 마지막 하루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중간에 시작해서, 제 기록을 보니 12일 연속 매일 글을 썼더라구요.
별건 아니지만, 챌린지라는 것이 있으니,
반 강제적으로라도 글을 쓰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 좋습니다.
어제 마지막 하루를 놓친것이 못내 아쉽더라고요.
——
그리고 놀랍게도 하루 딱 방탕한 생활을 했더니,
글을 쓰는 습관이 마구 흐트러지는 것 같습니다.
점심 시간에 도서관에 가는 것도 불가능했고,
글을 쓰는 것도 밤이 늦어서야 다시 재동할 수 있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가도,
가끔은 그냥 규칙적인 생활로부터 일탈하고 싶은 것이
지금 저의 상태인 것 같네요.
뭘 어떻게 의식적으로 바꿔볼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내일 한 10년만에 옛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괜스레 나가기가 귀찮아지기만 합니다.
요새는 이벤트가 있으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납니다.
친구들이 얼굴 좀 보여달라,
언제 볼 수 있냐 하는 것도 있고,
만나는 것도 근 10년만이어서,
내일은 나가볼까 했는데,
왜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불편한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무엇을 위해 억지로 하는 것을 극히 싫어합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던지,
‘조직을 위한 구성원’이라던지 하는 것들이 싫습니다.
그래서 늘 ‘조직을 위한 구성원이 아닌, 구성원을 위한 조직’이라는 말을 마음속에 담고
항상 추구해 왔습니다.
——
제가 정해놓은 규범이라던가,
지켜야 할 일이라던가,
꼭 행해야 하는 일이라던가 하는 것은 없습니다.
규범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저 습관이 되고,
가급적 하려고 마음을 먹고,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지,
의무적으로 뭔가를 하는 것을 극혐합니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한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은 완전히 다릅니다.)
—
부연설명이 길었는데 여하간 저는 내일 친구들 모임에 나가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친구란 그저 혼자 놀기 심심해서,
같이 놀기에 필요한 존재이며,
좋을 때 좋은 그런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나가는 거 자체가 귀찮습니다.
그리고 나가서 할 이야기도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뻘쭘하다는 이유로 술을 퍼마시고 즐거운 척 하는 것도 내키지 않습니다.
이런 것도 일종의 ‘억지로 하는 행위’니까요.
(술은 집에도 있고, 편의점에도 있고, 혼자 마셔도 됩니다.)
일의 경중을 따져서,
중요한 일을 먼저해야겠지만,
어쩌면 그냥 집에서 혼자 잠을 자는 것보다도 덜 중요한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제가 22년전 베스트 프렌드를 잃은 상실감이 이제야 ‘친구 기피 증세’의 부작용이 되어 나타나는 것일까요?
내일은 22년전의 상실에 관하여,
그리고 현재 친구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하여 글을 끄적여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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